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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이야기

[고의사고] 보험살인 판례 3

 

[고의사고] 보험살인 판례 3

 


○ 남편이 처의 명의로 사망보험금이 보장되는 보험 6개에 가입시킨 후, 계곡에서 야영 중 처를 물가로 유인하여 살해하고 익사로 위장

 

 

- 피고인(남편)과 피해자(처)는 다수의 생명보험에 가입하여 피해자 사망 무렵에는 월 납입 보험료가 약 108만원에 이르렀고, 피해자 사망시 피고인이 받을 사망보험금이 6억원에 달하는 상태였음

 

 

 

◎ 부검결과


1) 구급대원인 P, Q의 진술 및 피해자의 대한 119 구급활동일지에 의하면, 피해자는 P, Q가 현장에 도착한 2012. 8. 6. 21:20경 하반신이 물에 잠긴 상태로 물가에 눕혀져 있는 상태였는데, 이미 호흡, 맥방이 없어 피해자에 대하여 제세동기 5회를 실시한 후 병원에 후송하였으나 사망하였음.

 

 

2)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부검의 R이 2012. 8. 9.경 피해자에 대하여 실시한 부검감정결과 및 R의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는 키 155cm, 몸무게 약 53kg으로, 피해자에게 익사폐(익사자가 물을 들이 마시게 되면서 폐가 팽창하게 되는 것) 및 나비뼈(접형골이라고도 하는데 머리뼈를 구성하는 뼈의 하나로 관자뼈의 앞쪽에 자리 잡고 있는 나비 모양의 뼈) 동굴에서 액성 물질이 발견되었고, 허파에서 플랑크톤이 검출되는 등 일반 익사사고에서 발견되는 소견을 보였음.

 

그러나 이에 더하여 피해자의 얼굴 피부, 양쪽 눈꺼풀 결막에서 울혈(혈류 장애로 정맥 내에 혈액이 뭉치는 상태) 및 점출혈이, 머리의 이마 부위 양쪽 마루부위 여러 곳, 허리 부위 여러 곳 및 왼쪽 옆구리 부위 아래쪽에서 피부 및 출혈이, 머리의 왼쪽 관자근, 양쪽 어깨뼈 부위에서 근육 속 출혈, 양쪽 옆구리 부위에서 연조직출혈과 근육 속 출혈이 발견된 점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 사망 직전 목 부위에 강한 외력이, 양쪽 옆구리 부위, 팔다리 등 여러 부위에 연조직출혈 등의 손상을 입은 상태에서 익사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음.

 

 

3) 법의학과 교수 T의 감정결과 및 T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의 위 부검감정결과에서 알 수 있는 피해자의 신체에 나타난 위와 같은 울혈, 점출혈, 피부 및 출혈 근육 속 출혈 등은 사망 직전에 발생한 생전손상에 해당하는데, 특히 얼굴 피부와 양쪽 눈꺼풀 점막에서 나타난 울혈 및 점출혈은 경정맥이 완전히 폐쇄되고, 경동맥이 불완전하게 폐쇄되지 않는 정도의 경부압박이 있는 경우 머리부위의 정맥이 순환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이는 피해자가 의식을 잃을 정도의 일정 시간의 강한 목졸림 또는 목눌림 등의 외력을 받았을 경우 나타날 수 있음.

 

또한, 앞서 본 머리와 목, 어깨, 팔 부위의 다수의 연조직출혈과 근육 속 출혈은 피해자가 위와 같이 의식을 잃을 정도의 목졸림이나 목눌림 등의 경부압박을 받는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반항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손상이라고 볼 수 있음.

 

 

 

◎ 피고인 진술 및 형태의 특이성

 

1) 피고인은 당시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 P, Q에게 사고 경위에 관하여 '피고인이 텐트에서 잠을 자고 난 후 밖으로 나와 보니 잠들기 전 피워 놓았던 모닥불이 꺼져 있고 사방이 어두워 피해자를 소리쳐 찾다가 물어 떠 있는 피해자의 흰색 튜브를 발견하고 그곳으로 가 보니 피해자가 물 위에 엎드린 자세로 떠 있었고 한 손에는 튜브에 달린 끈이 감겨져 있었다'고 하였으나, 통상 익사자의 경우 익사한 즉후에는 물에 가라앉고, 사체부위가 부패하면서 2~3일 후에야 부양하는 점에 비추어 특별한 사정을 찾을 수 없는 당시 상황에서 피해자가 익사로 물에 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는 피고인의 위 진술은 신빙성이 없음.

 

 

2) 또한 피고인은 P, Q로부터 피해자에 대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였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하여, 피고인은 무서워서 피해자에 대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답변하고, 피해자를 구급차량에 실어 병원으로 후송하는 과정에서 겁이 난다며 피해자를 실은 구급차량 뒤쪽에 타지 못하겠다고 하면서 조수석에 탑승하였음.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12. 8. 29. 자신이 우울증으로 입원치료를 받고 있던 정신병원에서 앞서 2012. 1.경 발생한 교통사고의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보험사 직원을 만나 보험금을 합의하고, 피고인의 기존 사망보험금의 수익자를 피해자에서 자녀 명의로 변경하였는바, 피고인의 위와 같은 일련의 행동은 일반적으로 배우자를 사고로 잃은 사람의 행동이라고 보기 어려움.

 

 

3) 피고인은 피해자가 당시 수심이 깊은 계곡물에서 평상시와 같이 발가락으로 다슬기를 잡다가 익사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나, 다슬기는 보통 얕은 물에서 손으로 채취하는 점, 사건 당시는 일몰 시각인 19:33경 이후로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던 점, 피해자는 2012. 1. 22.경 앞서 교통사고를 당하여 여름휴가 직전까지 장기간 허리 디스크 등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던 점에 비추어 피해자가 혼자서 다슬기를 잡기 위하여 수심이 깊은 물에 들어가 다슬기를 발가락으로 잡다가 익사하였다고 볼 수 없음.

 

 

 


(춘천지법 2014.8.22 선고 2014고합32 판결, 금융감독원 보험법죄 형사판례집)